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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미디어탐구

[미디어탐구] SBS Golf가 KPGA를 품기까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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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방송광고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소식이 있었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JTBC플러스(JTBC Golf) 간의 KPGA 중계권 계약 갱신이 무산되며, KPGA를 중계할 새 방송사를 찾는다는 소식이었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KPGA 중계권 행방 드디어 결정되다

2023년 KPGA 개막을 앞두고 2월 말이 되서야 SBS 미디어넷(SBS Golf)이 드디어 우선협상대상권을 따냈다. 좀 늦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골프 채널에 주로 광고를 구매하는 핵심 광고주들은 단연 골프 브랜드들이다. 골프 브랜드들은 얼마 안 되는 골프 중계 채널 내에서 경쟁사 대비 조금이라도 더 많은 횟수를 노출하기 위해, 연 초 채널들과 연간 혹은 시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제공받는 미디어 밸류를 높인다. 다만 올해는 주요 투어인 KPGA의 중계권 행방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채널들과 사전에 밸류를 협상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한 일이었다. KPGA 중계권이 결정되면, 그 결과를 반영하여 채널들과 다시 협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연간 플랜을 수립하고 계약을 체결해야 할 골프 브랜드 및 광고 회사의 미디어 플래너들은 상당한 불편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사실 그간 KPGA가 타 투어 대비 시청률이 저조했기 때문에, 모르긴 몰라도 이 참에 KPGA를 포기한 광고주들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4월 KPGA 개막을 앞두고, 3월이 다되어서야 중계 채널이 확정된 건 플래너 입장에선 좀 가혹하긴 했다.
 
 

KPGA 중계권 협상이 지연된 이유

KPGA 중계권 결정이 다소 지연된 이유는 사실 몇 차례의 협상 무산때문이었다.
1월 말 기존 KPGA 중계를 맡아왔던 JTBC플러스가 KGT 측과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물러났다. 공개 입찰로 전환된 후 두 곳의 방송사가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 경쟁에 참여했다. 바로 신생 채널 tvN Sports를 성장시켜 스포츠 장르에서도 영향력을 키우고자 하는 CJ ENM과 현시점 스포츠 장르의 최강자라 할 수 있는 에이클라(SPOTV)였다. 모두가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 예상했던 SBS 미디어넷은 KLPGA 중계권 계약 갱신에 막대한 돈을 투입한 탓에 초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2월 말 즈음 두 방송사 모두 드랍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이유는 뭐 비싸서가 아닐까..? SBS Golf나 JTBC Golf 같이 골프 전문 채널이 아니고서야, 후발주자로서 큰 비용을 투자하기에 다소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KPGA 입찰에 성공했다고 해도, 타 투어 대비 흥행력이 떨어지는 KPGA가 그만큼의 채널 경쟁력을 키워줄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무튼 두 방송사가 드랍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시 JTBC로 중계권이 돌아가냐는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결과적으로 SBS 미디어넷이 중계권을 따냈다.
 

SBS Golf가 KPGA 중계권을 따낼 수 있었던 이유

사실 SBS 미디어넷은 KPGA 입찰 초반부터 KLPGA 계약 갱신 이후 추가로 투자할만한 여력이 없다는 소문이 있던 터라, 많은 이들의 예상에서 후순위였다. 하지만 KPGA가 가장 필요한 채널을 생각하면 단연 SBS Golf 였다. JTBC 골프 채널과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JTBC 측의 중계권을 빼앗아 오는 일은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찬스이기 때문이다. 현재 SBS가 중계하는 KLPGA는 흥행 측면에서 최강이긴 하지만, KLPGA 단일 투어만 중계한다는 사실은 아쉬운 상황이긴 했다. 이런 SBS Golf를 결정적으로 도운 건 이노션의 가세였다. 광고회사 이노션은 스포츠 마케팅 분야로 사업을 확장 중에 있었다. 올해 초에도 국재캐롬당구연맹(UMB)와 협업하여 당구 시장에 뛰어드는 등 스포츠 마케팅 역량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 KPGA의 중계권은 이노션 측에서는 골프까지 영역을 확장할 기회였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SBS미디어넷과 이노션은 서로의 필요로 인해, 컨소시엄을 맺어 KPGA 중계권을 따냈다.
 

 KLPGA와 KPGA가 공존 문제를 해결한 SBS Golf

KLPGA와 KPGA, 국내 투어 중계권을 모두 확보한 SBS 미디어넷은 한가지 고민이 생겼다. SBS 미디어넷은 그간 KLPGA 단일 투어만 중계했기에, KPGA, PGA, LPGA 등 다양한 투어를 중계했던 JTBC플러스와 달리, SBS Golf 단일 채널만을 골프 전문 채널로 운영했다. 하지만 이제 단일 채널로는 두 개의 투어를 모두 중계할 수 없다. 두 개 투어 모두 국내 투어이기때문에 일정과 시간대가 겹칠 수 밖에 없다. 이에 SBS 미디어넷은 KPGA 중계를 위해 SBS Golf2 채널을 개국했다.

 
 

신규 채널 SBS Golf2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다음 게시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3.03.29 - [Media/미디어탐구] - [미디어탐구] 4월 개국 예정, 신규 채널 SBS Golf2 소개